작년 하반기까지 와이프를 따라 교회를 다녔다.
기독교에 대한 이해는 없고
꼭 같이 가야 한다고 하여 그냥 따라 나서는 상황이었다.
이곳 미국 사회에서 한인교회를 나가는 것은
종교적인 의미도 크지만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외로움을 달래는
일종의 한국인의 교류장소로서의 의미도 적지않다.
그 날은 한국의 강남에서 신도 수만 명이 있다는
제법 큰 무슨 륜 교회 담임 목사가 와서
부흥회 비슷한 주일 낮 예배를 이끈다고 했다.
좀 늦게 도착하여 앞쪽 좌석에 앉아 있게 되었는데
설교 시작하면서 이 목사 왈
목사가 앞에서 머라고 한마디 하면 박수치고 소리를 질러야 한다고,
그래서 다른 곳에 가면 앞에 박수부대가 있어서
머라고 하면 박수치고 소리지른다고...
그런데 여긴 왜 그렇게 안하냐고...
그러면서 앞에서 그저 멍청히 앉아 있는 나를 향해
"거기 안경낀 사람. 왜 당신은 왜 박수 안쳐요?"
순간... 이거 뭐야?
목사가 하는 말 맞어?
아니... 지가 연예인이야?
황당... 그 자체였다.
참 어처구니가 없어서 벌떡 일어나 한 마디 하려고 했다가
그래도 와이프 얼굴을 봐서 꾹 참고 끝날 때까지 앉아 있었다.
정말 참기 힘든 시간이었고 이곳 미국식으로
개인 명예회손으로 고소를 할까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화가 치밀었다.
더 기가막힌 것은
내가 갔던 이 미국 한인 교회 담임목사는
늘 작은교회를 지향한다 하더니만(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목사를 소개할 때에는 강남에서 수만 명의 신도가 있는
크....은, 유...우명한 무슨 륜 교회의 담임 목사라고 하더라.
마치 큰 교회를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지금도 두 목사가 많은 사람들을 앞에 놓고
강단에 선다는 것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울적해진다.
그 이후, 나도 위선적이고 치졸하게 살고 있지나 않은지
가끔 지나 온 과거를 돌아보기도 한다.
교회로 인해 내가 조금 변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