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전 40대 후반의 여성 환자가 내원했다.
주 병증은 2가지.
하나는 팔이 위로 잘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
둘째는 발가락이 잘 굽혀지지 않는다는 것.
팔을 올리지 못한 지는 3 년 정도 되었고,
발가락이 잘 굽혀지지 않는 것은 십수 년이 되었다고 한다.
발가락 문제로 이쁜 하이힐을 못신고 늘 운동화만 신고 다녔다고 한다.
먼저 불편한 정도를 측정하고 각종 추나 테스트를 시행한 후
환자에게 치료 방법과 예상되는 결과를 다음과 같이 말해 주었다.
먼저 침 치료는 2-3회, 한약은 우리 한의원에서 만든
환약을 5일 정도 복용하면 80-90% 호전될 것 같은데,
첫 치료 이후에 매우 호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그랬더니 환자 왈
"선생님 마술하세요."
그리고는 치료를 받지 않고 그냥 돌아갔다.
참 난감한 상황이었다.
졸지에 눈속임하는 마술사가 되어버렸구나.
그런데 며칠 후 그 여성은 남편과 함께 다시 찾아왔다.
그리고 치료를 받겠다고 했다.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도 반신반의... ㅡㅡ
머.. 효과 있으면 좋고, 없으면 역시나고....
아마도 그런 심정일 것이라 생각되었다.
침 치료를 시작한 지 40분 정도 지나 치료가 끝났다.
환자를 침대에서 일어나게 한 후 환자에게 말했다.
"팔을 쭉 들어올려보세요."
환자 왈
"어... 올라가요. 끝까지 올라가요"
그리고는 다시
"발가락을 움직여 보세요."
"어... 움직여요. 힘을 주니까 발가락이 굽혀져요."
그리고는 그 환자 한마디.........
"선생님은 마술사네요."
결국 나는 다시 마술사가 되었다.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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