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한의학

죽음에 대한 동양과 서양의 차이점

둘이서여행 2012. 4. 29. 09:33

우리 말에서 '죽음' 혹은 '죽었다'라는 의미로 '숨을 거두다'라고도 한다.
또는 '죽는다'라는 의미로 '목숨을 끊는다'라고도 한다.

결국 우리의 정서상 숨을 쉬지 않으면 죽은 것이다.
숨을 쉬지 않는다는 것은 호흡이 멈춘 것이고,
호흡이 멈추었다는 것은 폐기능이 정지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의학에서 폐는 '백'을 주관한다고 되어있다.
'백'이란 '혼백(魂魄)'의 '백'을 의미한다.
'혼'은 가끔 우리 몸을 나갔다가 들어올 수도 있다.
그래서 아주 호되게 매맞는 것을 '너 혼나볼래?'라고 한다.
즉 '너 혼이 나가 볼래'를 의미하며, 이는
'너 정신을 잃어버리도록 맞아 볼래?'라는 말과 같다.
이러한 '혼'은 구천을 떠돌다가 가끔 다시 돌아오면
멍하게 있다 제정신을 차리는 것이다...하하....우습지요?

그러나 백은 인간의 의식을 지키는 것으로서
한번 우리의 몸에서 빠져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다시말해, 백이 없는 신체는 그저 살과 뼈일 뿐,
사고(思考)를 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에 비해 서양은 심장이 멈추어야 죽은 것으로 판단한다.
의사가 죽음을 확인하는 것도 심장이 멈추는 시점을 말한다.
심장은 혈액을 온몸으로 뿜어대는 기관이다.
심장이 멈추었다는 것은 더이상 온몸으로 피를 보내지 못해
모든 장기가 더이상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둘을 비교해 보면,
우리는 인간으로서 가치를 상실했을 때를 죽음으로 보았으며
서양은 인간으로서 신체적(생물학적) 역할을 상실했을 때를 죽음으로 본 것이다.
즉, 우리는 정신적인 면을, 서양은 물질(육체)적인 면을 중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이 단순히 죽음에 대한 견해 차이라고만 보지 말자.

뒤집어 말하면.......
우리는 인간이 인간다웠을 때 '살아있다'라고 하고
서양은 인간으로서 신체적 기능을 다하면 '살아있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서양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틀림없이 살아있는데,
우리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과연 살아있다고 해도 될까 ???